〈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
근육질 족제비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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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그림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쏟는 아주 꼼꼼한 화가였어요.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고치고 다듬느라 완성한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답니다. 이 그림은 그의 몇 안 되는 완성작 중 하나예요. 그림 속 여인이 다정하게 품에 안고 있는 동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흰 족제비랍니다.
작품 제목도 <흰 족제비를 안은 여인>이지요. 사실 초상화에 족제비가 등장하는 건 흔치 않았어요. 주로 그려진 동물은 개나 말이었거든요. 개는 믿음과 충성심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부 초상화에 자주 등장했고, 말은 사냥을 즐기는 귀족 문화를 드러내곤 했지요. 그렇다면 흰 족제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두 가지 특별한 의미를 소개할게요. 먼저, 흰 족제비는 당시 귀한 동물로 여겨져 귀족의 부유함을 상징했어요. 족제비 털은 매우 부드럽고 비싼 옷감이라 귀족이 아니면 아무나 쉽게 입을 수 없을 정도였죠. 그림 속 여인인 체칠리아 갈레라니는 귀족 출신은 아니었지만,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음악 실력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의 지배자였던 루도비코 공작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어요. 참고로 공작은 귀족 중에서도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진 존재였답니다. 루도비코 공작은 이미 약혼자가 따로 있었지만, 당대 최고 화가인 다 빈치에게 초상화를 부탁할 만큼 체칠리니를 아끼고 사랑했어요. 그래서 그림 속 흰 족제비는 그녀가 공작의 사랑을 듬뿍 받는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두 번째로 흰 족제비는 루도비코 공작 그 자체를 상징하기도 해요. 족제비를 다시 한번 살펴볼까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앙증맞은 족제비 모습이 아니라, 눈빛이 매섭고 어깨와 다리에 근육이 단단하게 붙은 맹수 같은 모습이에요. 실제로 루도비코 공작은 남들보다 풍채가 아주 컸다고 해요. 그래서 그림 속 족제비도 공작처럼 강인한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죠. 게다가 공작은 나폴리 국왕에게 ‘흰 족제비 훈장’을 받은 뒤로 자신을 상징하는 마스코트로 삼기도 했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여인이 족제비를 품에 안은 모습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최고의 권력을 가진 공작도 체칠리아의 품 안에서는 작고 온순한 존재가 되었? 마지막으로 여인과 족제비의 시선을 보세요. 둘 다 같은 곳을 향하고 있어요. 그 시선이 머무는 곳은 어디일까요? 어쩌면 방 안으로 들어오는 루도비코 공작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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