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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된 여인의 초상〉

보티첼리의 짝사랑 보고서

​오디오 해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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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누군가를 남몰래 좋아해 본 적이 있나요? 


30년 넘게 한 여인을 마음에 품었던 어느 화가의 짝사랑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먼저 그림 속 여인을 만나 볼까요? 잡티 하나 없는 창백한 피부와 자로 잰 듯한 완벽한 얼굴 비율, 그리고 단정한 자세까지 어느 곳 하나 흐트러진 부분이 없어요. 


보티첼리의 작품 <이상화된 여인의 초상>이에요. 


보통 초상화는 인물의 생김새를 똑같이 그려내는 증명사진 같은 역할을 하지만, 이 그림은 조금 더 특별해요. 누군가를 단순히 닮게 그리기보다 보티첼리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모습을 꾹꾹 눌러 담아 완성했거든요. 우리와 눈을 맞추지 않는 여인의 옆모습을 보고 있으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현실 속 사람이라기보다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신화 속 여신 같은 아우라가 느껴지지 않나요? 


사실 이 그림 속 주인공은 500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의 모든 남성을 사랑에 빠지게 했던 눈부신 미녀, 시모네타 베스푸치예요. 시모네타는 아름다운 외모만큼이나 성격도 상냥하고 매력이 넘쳐서 당시 피렌체의 예술가들이 너도나도 그녀를 캔버스에 담고 싶어 했던 꿈의 모델이었어요. 르네상스 대표 화가, 보티첼리 역시 그녀에게 마음을 단단히 빼앗기고 말았죠. 하지만 그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었어요. 그녀는 이미 피렌체 최고의 가문에 시집을 간 상태라 감히 넘볼 수 없는 존재였거든요. 보티첼리는 그저 멀리서 그녀를 지켜보며 그림에 담아낼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하늘은 야속하게도 이 애틋한 짝사랑마저 가만히 두지 않았어요. ‘미인박명’이라는 말처럼 그녀는 겨우 22살의 꽃다운 나이에 결핵에 걸려 일찍 세상을 떠나고 말았거든요. 그녀는 곁을 떠났지만, 보티첼리의 붓은 멈추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녀에 대한 그리움을 그림 속에 담아내며 시모네타를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그려냈죠. 이후 <비너스의 탄생>, <프리마베라>, <비너스와 마르스> 등 그의 많은 작품 속 여인들은 모두 하나같이 시모네타의 얼굴을 하고 있답니다. 


평생 한 사람을 그려내는 것, 어쩌면 화가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애틋한 사랑법이 아닐까요? 보티첼리는 죽기 전, "그녀의 발끝에 나를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어요. 그의 마지막 소원은 이루어졌을까요? 오늘날 보티첼리는 시모네타가 잠들어 있는 피렌체의 오니산티 성당에 함께 묻혀 있답니다. 여러분에게도 시간이 흘러도 영원히 잊히지 않는 소중한 사람이나 기억이 있나요?

테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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