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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

꽃말에 숨겨진 비밀

〈오필리아〉

화가명: 존 에버렛 밀레이

작품명: 오필리아

제작 연도: 1851년경

크기: 111 x 76cm

소장처: 영국, 테이트 브리튼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2:51

싱그러운 풀숲과 화사한 꽃들 사이로, 물 위에 조용히 누워 있는 한 여인이 보여요. 그림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신비로운 아름다움 속으로 푹 빠져들게 되지요. 하지만 그림 속 여인은 평화롭게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사실은 차가운 강물 속에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답니다. 이 그림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에 나오는 한 장면을 그린 작품이에요. 비운의 여주인공 ‘오필리아’는 사랑하는 연인 ‘햄릿’에게 버림받고 아버지의 죽음까지 겪으면서 깊은 절망에 빠졌어요. 큰 충격에 정신을 잃은 그녀는 매일 강가를 거닐며 꽃을 따곤 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오필리아는 버드나무 가지에 꽃다발을 걸려다가 그만 가지가 부러지면서 그대로 차가운 강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하지만 오필리아는 살려 달라고 소리치지도, 물 밖으로 나오려고 허우적대지도 않았어요. 그저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며 물에 둥둥 떠다닐 뿐이었죠. 물을 머금은 옷은 점점 무거워졌고, 그녀는 물속으로 가라앉으면서 이내 노랫소리도 멈추고 말았답니다.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는 바로 그 마지막 순간을 그림에 담아냈어요. 초점을 잃은 두 눈, 노래를 부르는 살짝 열린 입술, 창백한 피부, 그리고 힘없이 늘어진 두 손을 보세요. 처음에는 동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한 여인이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순간이에요. 그래서 사람들은 이 작품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부른답니다. 오필리아 주변을 둘러싼 싱그러운 꽃들은 단순히 아름답게 꾸며주는 장식이 아니에요. 이 색색의 꽃들은 그녀의 슬픈 운명을 알려 주고 있답니다. 숨겨진 꽃말의 비밀을 하나씩 알아볼까요? 먼저 오필리아의 머리 위로 드리워진 버드나무는 그녀의 상황을 말해주는 듯 ‘버림받은 사랑’을 뜻해요. 목에 걸린 보라색 제비꽃은 그럼에도 변치 않는 그녀의 ‘충실함’을 의미하지요. 뺨 가까이에 떠 있는 분홍 장미는 ‘사라지는 아름다움’을, 붉은 양귀비는 그녀에게 곧 찾아올 ‘죽음’을 나타낸답니다. 드레스 위의 노란 팬지는 햄릿과 함께했던 ‘추억’을, 마지막으로 강가에 피어 있는 파란 물망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아마 오필리아가 햄릿에게 전하는 마지막 인사가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꽃들은 저마다의 꽃말로 오필리아의 슬픈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답니다. 꽃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죽음. 그 슬픈 사랑 이야기에 그림을 보는 우리도 잠시 숨이 멎을 듯 먹먹한 감정이 밀려와요.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가슴 아픈 비극이 동시에 담겨 있는 그림, <오필리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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