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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입구〉

묘지에서 온 초대장

〈묘지 입구〉

​오디오 해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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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두 개의 돌기둥이 입구를 단단히 지키고 있어요. 그 안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흩어진 비석들이 보여서 이곳이 묘지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지요. 이 문을 지나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라 죽은 사람들이 잠들어 있는 공간이 펼쳐져요. 그래서 저 커다란 문은 단순한 출입구가 아니라 삶과 죽음을 나누는 경계선처럼 느껴진답니다. 우리는 이 그림 앞에서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돼요. 여러분은 ‘죽음’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아마 대부분 무섭고 두려운 감정을 느낄 거예요. 죽음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무서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독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그린 <묘지 입구>를 감상하다 보면 죽음에 대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묘지 안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전체적으로 어둡고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아요. 자욱하게 깔린 안개와 스산한 나무숲은 신비로우면서도 오싹한 느낌을 주지요. 왼쪽 돌기둥 아래에는 조용히 묘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이 보여요. 저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여러분 자신이라고 생각해 보아도 좋아요. 프리드리히는 인물의 얼굴을 자세히 그리지 않고 희미하게 표현했어요. 그래서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저 인물에 나의 마음을 비추어 보며 감상하게 된답니다. 여러분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나요? 내 마음에 따라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묘지를 찾아온 사람일 수도 있고, 삶과 죽음에 대해 잠시 멈춰 서서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요.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나무숲 너머로 희미한 노란빛이 비치고 있어요. 하늘도 마찬가지예요. 마치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새벽처럼 조금씩 밝아오고 있답니다. 프리드리히는 이 빛을 통해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요. 이처럼 프리드리히는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을 많이 남겼답니다. 그 이유를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그는 어린 시절,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여러 번 곁에서 지켜보았답니다. 특히 형이 동생을 구하기 위해 얼음 호수에 빠져 세상을 떠난 일은 그에게 큰 충격과 슬픔이었지요. 언제든 죽음이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아주 어릴 때부터 알게 된 거예요. 하지만 슬픔에만 주저앉지는 않았어요. 삶이 언제 끝날지 모를 만큼 짧다는 것을 알았기에 오히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한 줌의 빛을 통해 보여주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스산하고 무섭게만 보였던 묘지가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이나요? 묘지에도 빛이 밝아오듯, 어두운 밤 끝에는 반드시 밝은 아침이 찾아온답니다. 그러니 두려운 마음은 뒤로하고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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