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로〉
나를 좀 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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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가운데에 한 남자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우두커니 서 있어요. 눈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짓고 있지요. 사실 이 남자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 ‘피에로’예요. 참 이상하지 않나요? 보통 광대라고 하면 신나게 춤을 추거나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사람들을 웃기는 모습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이 피에로는 오히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처럼 보여요. 배경 속 사람들을 볼까요? 화려한 머리 장식을 한 것을 보니, 이 사람들 역시 연극 배우인 것 같아요. 하지만 이들 중 아무도 피에로를 바라보지 않아요. 오히려 사람들의 관심은 당나귀에게 쏠려 있지요. 피에로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혼자 남겨진 사람처럼 보여요. 어쩌면 진짜 외로운 순간은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이렇게 사람들 틈에 있어도 혼자인 기분이 들 때인지도 몰라요. 그렇다면 화가 ‘앙투안 바토’는 왜 밝고 익살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슬픈 모습의 피에로를 그렸을까요? 그 이유는 바토의 인생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이해할 수 있어요. 바토는 어릴 때부터 몸이 무척 약했어요. 그리고 결핵에 걸리면서 평생 병과 싸워야 했지요. 바토는 자신이 오래 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살아가는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정말로 37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고 말아요. <피에로>는 그가 세상을 떠나기 약 2년 전에 완성된 그림이에요. 바토는 이 외로운 광대 속에 자기의 마음을 담아놓은 거예요. 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던 그 마음을 붓으로 녹여낸 것이지요. 우두커니 서 있는 광대를 보니 다가가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나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광대도 무대 뒤에서는 남몰래 눈물을 삼킨답니다. 우리 주변에도 저마다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거예요. 그 사람은 친구일 수도, 가족일 수도, 어쩌면 바로 나 자신일 수도 있어요. 여러분 곁에 있는 사람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저 피에로처럼 누구나 마음속에 슬픔을 조금씩 품고 살아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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