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눈에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에요

오디오 해설 듣기
울창한 숲속, 한 여인이 복숭앗빛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신나게 그네를 타고 있어요. 장난스럽게 구두를 휙 던지는 모습조차 너무나 사랑스럽지요. 동화 속 세상처럼 따스하고 평온해 보이는 이 작품은 프랑스 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가 그린 <그네>예요. 그런데 평화롭게만 보이는 이 그림 속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숨겨져 있어요. 먼저 그네 아래쪽을 볼까요? 한 젊은 남자가 사랑에 푹 빠진 얼굴로 여인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금방이라도 닿을 듯 길게 뻗은 손끝에서는 여인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지요. 남자의 가슴팍에 달린 분홍빛 꽃을 보세요. 여인이 입은 드레스 색과 똑 닮아 있지 않나요? 반대로 여인의 드레스에 꽂힌 파란 꽃은 남자의 옷 색깔과 똑같답니다. 마치 둘의 사랑을 증명하는 것처럼요. 맞아요. 이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예요!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어요. 왜 남자는 당당하게 곁에 서 있지 못하고 우거진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는 걸까요? 자, 이제 시선을 뒤쪽으로 옮겨보세요. 캄캄한 나무 그늘 사이로 한 늙은 남자가 보여요. 이 남자는 바로... 여인의 남편이에요! 기력이 쇠했는지 벤치에 앉아 있는 늙은 남편은,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넷줄을 열심히 당겨주고 있지요. 자신의 눈앞에서 비밀스러운 사랑이 오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말이에요. 남편은 이렇게 까맣게 속고 있지만, 이 숲속에서 벌어지는 아슬아슬한 비밀을 전부 지켜보고 있는 존재들이 있답니다. 그림 왼쪽을 보면 아기 천사 조각상이 세워져 있어요. 바로 사랑을 상징하는 ‘큐피드’예요. 큐피드가 지금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나요? 검지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요. 이 비밀스러운 사랑을 눈감아주고 지켜주겠다는 뜻이지요. 이번에는 늙은 남자의 발치에서 매섭게 짖고 있는 작은 개를 볼까요? 개는 믿음과 신뢰를 상징하는 동물이에요. 그래서 이 개는 신뢰를 저버린 여인을 나무라듯 사납게 짖고 있답니다. 처음에는 마냥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그림처럼 보였지요? 하지만 비밀을 알고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진답니다. 이 그림은 휘청휘청 흔들리는 그네처럼 위험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과연 이들의 비밀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요?
그림 설명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