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모자를 쓴 남자〉
엉뚱한 사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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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보석이 뿌려진 아주 귀한 그림을 보고 있어요! 바로 얀 판 에이크의 <파란 모자를 쓴 남자>이지요. 600년 전, 이 파란색 물감을 만들기 위해서는 ‘라피스 라줄리’라는 귀한 보석을 갈아 넣어야 했어요.‘푸른 금’이라 불릴 만큼 비싼 물감을 아낌없이 사용한 걸 보니, 그림 속 남자는 엄청난 부자였던 게 분명해요. 그렇다면 이 파란 모자의 주인공은 대체 누구일까요? 아쉽게도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림 속 단서들로 몇 가지 추리를 해볼 수 있어요. 남자가 손에 쥐고 있는 물건이 보이나요? 바로 반지예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가 보석을 파는 상인이었을 것이라 보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에게 줄 약혼반지를 들고 있는 예비 신랑일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신부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파란 모자까지 쓴 것 같은데, 턱에는 며칠간 면도를 하지 않은 듯 까칠한 수염이 그대로 그려져 있어서 남자의 정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죠. 그런데 가장 큰 미스터리는 작품 왼쪽 위에 새겨진 ‘A’와 ‘D’ 사인이에요.이건 얀 판 에이크가 아니라, 독일의 유명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의 사인이거든요! 왜 다른 화가의 사인이 새겨져 있는 걸까요? 당시 ‘북유럽의 다빈치’라 불리며 최고 인기를 누리던 뒤러의 이름을 이용해 그림값을 높이려던 누군가가 가짜 사인을 써넣은 것이에요. 다행히 그림을 조사한 결과, 얀 판 에이크만의 특징이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이 그림은 제 이름을 되찾게 되었어요. 누군가 그림의 가치를 돈으로 계산하려 했지만, 이 사건은 오히려 얀 판 에이크의 뛰어난 실력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게 된 것이지요.오늘날까지도 파란 모자를 쓴 남자가 누구인지, 누가 가짜 사인을 새겼는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요. 얀 판 에이크의 붓질은 어떤 속임수로도 감출 수 없을 만큼 특별하다는 거예요.
북유럽 르네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