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헨리 8세의 초상〉

지나친 뽀샵이 부른 대참사!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2:23

결혼을 무려 여섯 번이나 했던 '바람둥이 왕', 헨리 8세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요? 그는 아들을 낳지 못하는 첫 번째 부인과 헤어지려 했지만, 카톨릭교회에서 이혼을 반대하자, 아예 나라의 종교를 바꿔버릴 만큼 고집이 대단한 왕이었어요.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산 왕의 곁에는 모든 순간을 그림으로 남긴 화가, 한스 홀바인이 있었답니다. 홀바인이 그린 헨리 8세의 초상화를 볼까요? 먼저 그림 속 왕과 눈을 맞추어 보세요. 뚫어질 듯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강렬한 눈빛에서 왕의 넘치는 자신감이 뿜어져 나와요. 여기에 차갑고 엄숙한 표정까지 더해져 감히 누구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를 자아내지요. 양옆으로 떡 벌어진 어깨와 단단한 몸통, 두 다리를 벌리고 선 위풍당당한 모습은 그 어떤 적도 이길 수 있을 것처럼 강해 보여요. 마지막으로 온몸을 휘감은 눈부신 보석과 화려한 자수 장식은 왕이 가진 부와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한눈에 보여줍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비밀은, 실제 헨리 8세의 모습이 그림과는 꽤 달랐다는 점이에요. 그는 말년에 체중이 크게 늘어 무려 180kg에 이르렀다고 해요. 홀바인은 이런 왕의 약점을 오히려 당당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바꿔서 표현했어요. 오늘날로 치면 카메라 필터 보정이 과하게 들어간 셈이죠! 그런데 홀바인의 뛰어난 보정 실력이 문제를 만들기도 했어요. 왕의 네 번째 부인을 찾던 중, 홀바인이 그려온 독일의 ‘앤’ 공주 초상화를 본 헨리 8세가 그녀의 미모에 끌려 결혼을 결심했거든요. 하지만 결혼식장에서 공주의 얼굴을 마주한 왕은 크게 실망하고 말아요. 눈앞의 실물이 초상화와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에요! 헨리 8세의 마음은 차갑게 식어버렸고, 결국 네 번째 결혼 생활마저 금방 끝나버리게 되었답니다. 홀바인의 뛰어난 보정 실력이 부른 웃지 못할 이야기죠?

북유럽 르네상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