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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마돈나〉

계란이 그림 재료였다고?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2:42

우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계란이 옛날에는 그림을 그리는 핵심 재료였다는 사실, 알고 있었나요? 계란 노른자는 물감 가루와 섞어 쓰는 아주 중요한 재료였어요. 그런데 여기, 계란 대신 새로운 재료를 선택한 화가가 있어요. 바로 얀 판 에이크랍니다. 그의 작품 <루카 마돈나>를 먼저 감상해 볼까요?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방 안에서 붉은 옷을 입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있어요. 젖을 먹이고 있는 마리아 모습은 깊고 따뜻한 사랑을 보여주지요.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는데요, 사실 이 그림의 진짜 매력은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볼 때 비로소 드러나요. 우선 마리아의 옷자락과 이마에 달린 장신구를 자세히 봐주세요. 수많은 보석이 각기 다른 빛을 내며 반짝거리고 있죠? 보석의 표면에 빛이 어디에 맺히고, 반사되는지 정확히 포착해서 그렸어요. 그래서 평평한 그림인데도 보석이 진짜처럼 볼록하게 솟아올라 보인답니다. 시선을 살짝 돌려 오른쪽에 놓인 유리병을 찾아볼까요? 투명하고 매끄러운 유리의 질감이 정말 생생하죠? 게다가 유리병에는 방 안의 창문 모양이 그대로 비치고 있어요. 옷의 주름 역시 빛과 그림자를 잘 살려서 손을 뻗으면 부드러운 옷감이 만져질 것만 같아요. 마치 한 장의 선명한 사진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 어떻게 이렇게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했을까요? 그 비밀은 바로 물감에 있어요! 당시 화가들은 계란 노른자를 섞은 '템페라‘ 기법을 사용했는데, 이 물감은 너무 금방 말라버려서 그림을 빠르게 그려야 하는 단점이 있었어요. 그래서 꼼꼼하게 수정하며 그리기가 쉽지 않았죠. 하지만 얀 판 에이크는 기름을 섞어 쓰는 ‘유화’ 기법을 발전시켜 사용했어요. 유화는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색을 여러 번 덧칠하며 세밀한 표현이 가능했거든요. 그래서 놀라울 만큼 사실적인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던 거예요. 얀 판 에이크의 작품에는 종종 이런 글귀가 적혀 있어요. ‘알스 이흐 칸’, 바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라는 뜻이에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그는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관찰하고 정성껏 붓질했을까요? 이 말처럼 그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그림을 완성했던 화가랍니다.

북유럽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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