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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의 탄생〉

완벽한 줄 알았던 비너스, 사실은 실수투성이?

화가명: 산드로 보티첼리

작품명: 비너스의 탄생

제작 연도: 1483-1485년

크기: 278 x 172cm

소장처: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2:08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 중 하나로 손꼽히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한 번쯤 본 적 있을 거예요. 


푸른 바다 위, 조개껍데기를 타고 다가오는 여인은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예요. 바다 거품 속에서 막 태어난 그녀는 바람의 신 제피로스가 불어주는 부드러운 입김을 타고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어요. 오른편에는 계절의 여신 호라이가 비너스에게 덮어줄 옷을 들고 마중을 나와 있고요. 이 그림이 왜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불리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우선, 한쪽 다리에만 무게중심을 두고 서 있는 비너스의 자세 덕분에 몸의 곡선이 마치 물결처럼 생동감 있게 살아나요. 완벽한 10등신 비율은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이지요. 여기에 보티첼리가 사용한 색감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보티첼리 핑크’, ‘보티첼리 블루’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그림을 다시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딘가 어색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어라? 비너스의 목이 얼굴에 비해 지나치게 길고, 왼쪽 어깨는 축 처져 있네요. 왼팔도 실제 사람보다 훨씬 더 길쭉하고요! 인체 해부학이 발달했던 르네상스 시대에, 보티첼리는 지식이 부족했던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보티첼리는 정확한 비례보다 ‘선의 아름다움’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거든요. 목을 길게 늘여 고귀한 느낌을 주고, 어깨를 내려 가녀리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살린 것이랍니다. 


그런데 이토록 아름다운 작품이 널리 알려진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이 그림을 주문했던 메디치 가문 안에서만 아주 오랫동안 보관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쉽게 볼 수 없었거든요. 그렇게 약 40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람들은 보티첼리 그림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비너스의 탄생>이 위대한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기까지는 수백 년의 긴 겨울잠을 견뎌야 했지요. 그림 속에는 따스한 봄바람과 꽃잎이 흩날리고 있어요. 마치 오랜 기다림 끝에 화려한 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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