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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식이야?〉

원시인이 되고 싶었던 화가?

〈무슨 소식이야?〉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1:04

스스로를 ‘야만인’이라고 부른 화가가 있어요. 복잡하고 화려한 도시를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났던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이랍니다. 고갱은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한 살 무렵 어머니의 고향인 남미 ‘페루’로 건너가 살게 되었어요. 여섯 살이 될 때까지 페루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마음껏 뛰어놀며 넓은 자연을 만끽했지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고갱은 그때 추억을 평생 마음 깊이 안고 살아갔어요. 어른이 된 고갱은 금융회사에서 일하며 돈도 많이 벌고 화목한 가정도 이루었어요. 이 정도면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삶이지요? 하지만 그의 마음 한편에는 또 다른 꿈이 숨어 있었답니다. 바로 화가가 되는 것이었지요. 주말마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고갱은 어느새 안정된 삶을 내려놓고 화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어요.

고갱은 남들과 똑같은 평범한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어요.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은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했고, 마침내 그 답을 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자연과 야생’에서 발견했어요. 그렇게 고갱은 남태평양 미지의 섬 ‘타히티’로 향하게 된답니다. 사람의 손길과 발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을 그림에 담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고갱은 타히티의 자연을 사랑했고,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문화를 배웠어요. 여러분에게도 타히티 말을 하나 알려 줄게요! 바로 ‘파라우 아피!(Parau Api)’인데요, ‘무슨 소식이야?’라는 뜻이랍니다. 타히티 사람들이 서로 만나면 나누는 인사말이지요. 이 작품의 제목이기도 해요. 제목처럼 그림 속 두 여인은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듯 보여요. 어쩐지 심드렁하고 무덤덤한 표정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 그대로 느껴진답니다. 여인들이 입고 있는 화려한 옷도 눈에 띄지요? 타히티의 전통의상 ‘파레오’예요. 그런데 이 작품에는 작은 비밀이 하나 숨어 있어요. 고갱이 이미 1년 전에 그려놓은 그림을 살짝 바꾸어 다시 그린 것이거든요. 그럼,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원래 오른쪽 여인은 전통의상이 아니라 유럽식 분홍색 긴 드레스를 입고 있었어요. 고갱이 멀리 타히티까지 온 이유는 순수한 자연과 야생의 삶을 만나기 위해서였어요. 하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이곳에도 서양의 문화가 하나둘 들어오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고갱은 그림에서만큼은 그 문명의 흔적을 지우고 전통의상을 입혀 가장 타히티다운 모습으로 다시 그려냈어요. 자신이 꿈꾸던 타히티를 그림 속에 남긴 것이죠. 거친 야생으로 걸어 들어갔던 화가 고갱은 결국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완성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아, 이건 누가 보아도 고갱의 그림이다!”라고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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