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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젊은 여인〉

쇠라의 유일한 자화상?

〈화장하는 젊은 여인〉

​오디오 해설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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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그림을 그렸지만, 세상에 남긴 작품은 단 7점뿐인 화가가 있어요. 바로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랍니다. 서른 한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일찍 세상을 떠난 탓도 있지만, 쇠라가 작품을 많이 남기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어요. 바로 그림을 그리는 특별한 방법 때문이지요. 쇠라는 붓끝으로 작은 점을 하나하나 콕콕 찍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점묘법'을 처음 만든 화가예요. 커다란 캔버스에 수천, 수만 개의 점을 빈틈없이 채워야 했으니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었지요.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화장하는 젊은 여인>도 쇠라가 무려 1년 넘는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품이랍니다.

작품을 보면, 한 여인이 거울 앞에서 부드러운 손길로 화장하고 있어요. 동그랗게 말아 올린 독특한 머리 모양도 눈에 띄지요. 이 여인은 사실 쇠라가 사랑했던 연인 ‘마들렌’이에요. 당시 두 사람은 주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연애 중이었어요. 쇠라는 굉장히 신중하고 조용한 성격이어서 가족과 친구들조차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요.


그런데 이 그림에는 둘의 비밀 연애 말고도 또 다른 흥미로운 비밀이 숨어 있어요. 왼쪽 벽에 꽃병이 그려진 액자가 걸려 있죠? 그런데 그림을 X-ray로 촬영해 속을 들여다보니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어요. 원래 그 자리에는 액자가 아니라 거울이 있었던 거예요. 그리고 거울 속에는 화장하는 여인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는 쇠라 자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지요. 어쩌면 쇠라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을 그림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쇠라는 왜 자기 모습을 지워버렸을까요? 그건 친구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어요. 친구가 그림 속 쇠라 얼굴을 가리키며 우스꽝스럽다고 놀렸거든요. 두 사람이 연인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친구 눈에는 여인의 자화상에 갑자기 쇠라 얼굴이 그려져 있으니 이상하고 어색하게 보였던 것이지요. 쇠라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상한 것인지, 아니면 비밀을 들키기 싫었던 것인지 자기 얼굴 위에 다시 수천 개의 점을 하나하나 찍어 액자로 덮어버렸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 눈으로는 쇠라의 얼굴을 볼 수 없어요.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 작품은 ‘쇠라의 유일한 자화상’으로도 불린답니다. 그리고 그림 깊은 곳에는 사랑하는 연인을 바라보는 그의 따뜻한 눈길도 그대로 남아 있지요. 비록 쇠라는 많은 작품을 남기지는 못했지만, 점 하나하나에 엄청난 정성과 시간을 쏟아부었어요. 그래서 그의 작품 한 점, 한 점이 더욱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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