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고갱도 갖고 싶었던 고흐의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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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반 고흐’는 10년이라는 짧은 화가 인생 동안 무려 2,1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어요. 그중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그림은 노란 해바라기일 거예요. 그래서 고흐는 '해바라기의 화가'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지요. 그런데 이 해바라기 그림을 고흐가 존경했던 화가 ‘폴 고갱’도 갖고 싶어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이 그림 속에 숨겨진 특별한 이야기를 함께 만나 볼까요?
고흐는 한곳에 오래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배움을 찾아 여러 도시를 옮겨 다녔어요. 그러다 프랑스 남부의 눈 부신 햇살이 가득한 '아를'이라는 작은 마을로 떠났지요. 이곳에서 고흐는 한 가지 꿈을 품게 돼요. 바로 여러 화가가 함께 모여 그림을 그리고 자유롭게 생각을 나누는 ‘예술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었답니다. 그래서 고흐는 동료 화가들에게 아를로 오라는 초대장을 보냈어요. 하지만 그의 초대에 선뜻 응하는 화가는 아무도 없었지요. 그렇게 홀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마침내 한 사람이 고흐의 초대를 받아들였어요. 바로 ‘폴 고갱’이었답니다. 고흐는 얼마나 기뻤을까요? 드디어 자신이 꿈꾸던 예술 공동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으니까요. 고흐는 설레는 마음으로 고갱이 지낼 방을 정성껏 꾸미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침실 벽에 걸어둘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요. 고흐는 특히 태양 빛을 닮은 노란색을 좋아했어요. 게다가 아를에는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밭이 있었고, 고흐에게 아주 좋은 그림 소재가 되었지요. 고흐는 고갱을 기다리며 단 일주일 만에 4점의 해바라기를 그렸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두 점을 고갱의 방에 걸어두었어요. 화병 속 해바라기들은 활짝 피어 있기도 하고,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 시들어가는 꽃송이도 있어요. 해바라기는 태양 빛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빠르게 시들기 때문이지요. 고흐는 아름답게 활짝 핀 순간만 그린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담아냈어요. 또 하나 눈에 띄는 특징은 물감을 아끼지 않고 두껍게 듬뿍 올려서 그렸다는 점이에요. 이런 표현을 ‘임파스토 기법’이라고 해요. 덕분에 꽃잎의 무게감이 묵직하게 느껴진답니다.
고흐는 설렘과 정성을 담아 해바라기를 그리며 고갱을 맞이했어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두 화가의 행복한 시간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어요. 두 사람은 성격도 달랐고, 그림을 그리는 방식도 너무나 달라서 매번 심하게 부딪쳤거든요. 결국 고갱은 단 두 달 만에 아를을 떠났어요. 고흐가 꿈꾸었던 예술 공동체는 그렇게 짧게 끝나고 말았지요. 그런데 얼마 뒤, 파리로 떠난 고갱이 이런 편지를 보내왔어요. “자네가 나를 위해 방에 걸어두었던 해바라기 작품을 나에게 보내줄 수 없겠나?”라고 말이에요. 비록 서로 마음이 맞지는 않았지만, 고갱은 고흐의 해바라기를 무척 좋아했던 거예요. 고흐는 원본 작품을 주는 대신 똑같은 해바라기를 새로 그려서 보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해바라기>가 바로 그 작품이랍니다. 그림의 구도도 꽃의 모양도 모두 똑같지만, 고갱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으로 그렸던 해바라기와 그가 떠나버린 뒤 그린 해바라기는 어딘가 다를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은 말해요. 고갱이 떠난 뒤 다시 그려진 해바라기는 이전보다 쓸쓸함과 외로움이 짙게 담겨 있다고요. 꼭 눈에 보이는 색깔과 모양만이 그림을 결정짓는 것은 아니에요. 붓을 든 화가의 마음에 따라 같은 그림도 기쁨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쓸쓸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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