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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자의 귀환〉

위로가 필요할 때 꺼내보고 싶은 그림

​오디오 해설 듣기

00:00 / 03:18

때때로 마음이 지치고 외로워서 누군가의 따뜻한 품이 그리워지는 날이 있지요? 그럴 때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주는 그림 한 점이 있답니다. 바로 빛의 화가 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환>이에요. 성경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이지요. 어느 부잣집에 두 아들이 살고 있었어요. 둘째 아들 탕자는 아버지에게 물려받을 유산을 미리 달라고 요구했어요. 그리곤 집을 떠나 돈을 펑펑 쓰며 자기 마음대로 살았지요.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어요. 머지않아 가진 돈도, 건강도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거든요. 그림 속에서 무릎 꿇고 있는 남자가 바로 집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탕자예요. 머리는 마치 죄수처럼 빡빡 깎여있고, 옷은 낡고 더러워졌으며, 신발이 벗겨진 발바닥엔 상처가 가득해요. 만약 여러분이 탕자의 아버지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나요? 당장 화를 내며 쫓아내지 않았을까요? 놀랍게도 탕자의 아버지는 아들을 꾸짖지 않아요. 대신 따뜻하게 안아주며 용서해 주었지요. 그런데 아버지의 얼굴을 자세히 보세요. 눈빛이 어딘가 흐릿하고 불편해 보이지 않나요? 오랜 세월 동안 아들을 기다린 아버지는 이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 거예요. 그렇지만 들려오는 목소리와 손끝에 닿는 감각만으로도 자기 아들을 단번에 알아본 것이지요. 탕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는 두 손을 가까이 볼까요? 왼손은 크고 거칠어서 아버지의 손처럼 보여요. 반대로 오른손은 부드럽고 가늘어서 어머니의 손처럼 느껴지지요. 한 손에는 자식을 지키는 아버지의 든든한 힘이, 다른 한 손에는 상처 입은 아들을 감싸주는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함께 담겨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눈물겨운 용서의 순간과는 달리, 오른편에 서 있는 첫째 아들은 이 상황이 매우 못마땅한 듯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자신은 평생 아버지 곁에서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재산을 다 날리고 돌아온 동생을 단번에 용서해 주는 아버지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지요. 사실 이 그림은 단순히 성경 속 이야기를 그린 것이 아니라 렘브란트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한때 엄청난 인기와 부를 누렸던 렘브란트는 사랑하는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은 채 외롭고 쓸쓸한 말년을 보냈어요. 이 작품은 그가 삶의 마지막 시기에 그린 작품 중 하나랍니다. 그는 과연 어떤 심정으로 탕자 이야기를 그렸을까요? 어쩌면 첫째 아들처럼 누군가를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하며, 둘째 아들 탕자처럼 실수가 가득했던 지난날을 눈물로 되돌아보았던 걸지도 몰라요. 그러면서 “다 괜찮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라고 자신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용서와 따뜻한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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